근데 수상한 분위기는 며칠전부터 시작되었다.
가끔씩 우리쪽 사람이 아닌 다른 배들이 스캔에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저번에 옆집 일본애들이 쳐들어오는 바람에 우리쪽 배가 한 번 터진 적은 있지만 그것도 아니
고 그냥 잠깐씩 나타났다 사라지는 배들...
뭐 그 때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_-
웜홀의 최대 문제점은 언제 보급이 가능한 웜홀이 연결될 지 모른다는 것이다.
아무리 상품을 모아서 쌓아놔도 팔 수 있는 곳으로 갈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며, 포스같은 경우에는 끊임없이 연료를 소모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생활이 점점 힘들어진다.
어찌어찌 찾으면 일반 존으로 가는 길이야 있지만 나간 곳이 군플릿 근거지. 이렇다면 없는 길이나 다름 없으니 말이다..; (옆 옆집에 군플릿 포스가 있던 적도 있었다)
보급이 최대 난점이라는 이야기다.
자체적인 생산을 할 수도 있긴 하지만 역시 포스의 연료 소모가 필요하다는 거..;;
우리 회사의 액티브 인원 중 많은 수가 PvP의 경험이 없는 편이고 아우터에서 생활했던 고참 유저가 거의 없는 순박한 상태로 시작했기에 들어간 후에 필요한 물건은 끊임없이 생겼건만 언제나 길이 열리지 않는 상황이 계속됐다.
그리고...
월요일 밤 가장 고가의 가스를 12000개나 채집하고 모두들 잠을 잤더랬다.
그리고 화요일.. 인트라넷에 난데없는 글이 올라왔다.
'우리 포스가 리인포스 상태에요. 이거 왜그렇죠?'
덕분에 알았는데(역시 초보), 포스가 적의 공격을 받았을 경우 일정 이상 데미지가 들어가면 연료 중 특정 광물을 소모하여 일정 시간동안 무적 상태가 되고 이것을 리인포스라고 말한다 한다. 이 기간 동안에는 포스와 연계된 모든 모듈의 사용이 불가능해지고 리인포스 상태가 풀리는 순간 다시 포스에 대한 공격이 가능해진다.
저런 게 왜 있냐면... 저게 없으면 그냥 대부대로 한 번에 와서 와다다 쳐서 깨버리고 도망가는 일이 생기니까 일정 시간 준비 기간을 두면 그 사이에 공격/방어측 모두 제대로 전투를 준비하게 되기 때문이다. 완벽한 히트앤드런 작전은 불가능해졌지만 좀 더 화끈한 공방전을 할 수 있도록 한 CCP의 배려랄까? ;;
사람들이 마구 로그를 뒤져본 바에 따르면 공격자는 러시아애들이고 일단 남아있는 것은 4명.
무려 우리 시간으로 새벽 5시에서 9시까지 네 시간동안이나 때려서 포스를 저 상태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근데!
전투 준비고 뭐고 다 좋은데... 리인포스가 풀리는 시간이 우리 시간으로 새벽 4시 47분. ;;
러시아 애들의 경우 접속 인원이 가장 많을 좋은 시간이지만 한국 사람에게는 최악의 때이다.;
게다가 포스 전기 아끼느라 우리쪽에서는 포스의 라지 터렛도 안 켜놓은 상태였다. 재밍 모듈도 꺼놨던가.. ;ㅅ;
저거 켜놨으면 아무래도 전력이 크니까 걔들도 적은 수로 덤비진 않았겠지. ;
그래서 결론.
1.
포스 뿜! 했다. ( -_)
놀랍게도 그 시간에 일어나신 몇 몇 분들이 애쓰고 때맞춰 열린 엠파행 웜홀 덕에 꼽에 CTA을 선언하고 접속중이었던 다른 분들을 소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녀석들 포스 뽀개기 전문 집단이었던 것이다.
5클래스 웜홀들만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포스를 발견하면 운영 상태를 파악하고 그 중에서 '방만하게(=깨기 쉽게)' 보이는 포스를 타겟으로 삼는다.
그리고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한 명씩 목표 웜홀로 이동한 후 로그아웃을 한다.
(한 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고 일주일 정도 잡고 여러가지 루트로 들어오는 거니까 질량이 어떻게 될 일도 없고 스캐너에 뜨는 건 한 번에 한 마리 정도니까 그렇게 의심 살 일도 없다. 게다가.. 이런 식의 털이범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
해서..
우리 포스의 리인포스 상태가 풀렸을 때 적들은 20대 이상(배쉽 15대)이었고 우리쪽은 6명 가량. 그때 자고 있었기 때문에(;ㅅ;) 정확한 흐름은 모르지만 조금 싸우자마자 도저히 방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적에게 전리품을 안겨주지 않기 위해 포스 내부에 있던 수십대의 배를 모두 폭파시키고 다들 자폭. -_-
작은 위안이라면 걔들이 어마어마한 재산이 담겨 있던 포스의 행어 내용물을 먹기 위해 행어를 파괴하는 동안 적들이 우글거리는 그곳에서 숨어서 기회를 보고 계시다가, 행어가 파괴되고 wreck이 생성되는 순간 그 wreck을 부수고 장렬히 산화한 멋진 분이 계셨다는 점이다. lol
이것으로.. 아무것도 넘겨주지는 않았지만 우리쪽에도 어마어마한 피해를 남기고 웜홀 생활은 끝났다.
2.
부순 놈들도 나쁜 놈들이긴 하지만 결국 만만해보이고 만 우리쪽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었던 게..
위에 적었다시피 개수가 많지도 않은 방어 모듈을 켜놓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이미 반은 지고 들어간 거다.
뭐랄까.. 한번도 적을 만난 적이 없어서 이거고 저거고 좀 개념이 없는 순박한 사람들이 전문 털이꾼한테 털렸다는 느낌? -_-
현실이면 털이꾼이 나쁜 놈이고 법의 처벌을 받아 마땅하지만 이 게임은 그게 정의인 곳이니 뭐~~
다음에 들어간다면 그때에는 아마 이번처럼 쉽게 당할 일은 없을 거다. ^^;
한국 사람들이 제일 약한 시간이 새벽 4,5시 경부터 오전 9, 10시 가량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다음에는 연료량 조절로 리인포스가 풀리는 시간도 우리에게 좀 유리하게 할 수도 있을테고..
방어용 모듈을 꺼놓는 일도 없겠고. ㄱ-
물론 빡빡하게 살아남으려면 빡빡한 운영이 필수고(모두 전번 까기 라든가..) 수익 등도 그만큼 줄어드는 거니까 이번처럼 느긋한 생활은 더이상 바랄 수 없겠지.
3.
털이범에 대한 추가 정보에 따르면, 녀석들이 전문 털이범인 건 사실인데..
나름대로 5클래스 웜홀 정복을 운운하면서 다니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아우터에서 제대로 살고 있는 정규 얼라이언스의 산하 꼽이라는 것.
돈 될거 같으니까 그분들이 이제 웜홀에까지 진출하려고 하나... -_-
입구가 마구 열리는 속성상 웜홀에서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려면 굉장히 많은 개수의 성계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하지 않으면 영토가 연결되지 않아서 의미가 없을 텐데.. ;;
뭐 이쪽은 이후에 어떻게 되나 볼 일이다.
4.
들어갈 때 전재산 다 가지고 갔기 때문에....
미션용 세팅을 할 돈이 없다!!
두번째 엠파 생활은 빚으로 시작할 듯 ;
5.
분명히 새벽에 일어나서 모니터 켜고.. 보이스챗 들었던 거 같은데 일어나니 아침이었다.
꿈에서 포스 지키러 갔나보다. ㄱ-
어떤 식으로 끝났든간에...
아 그리고 추가적이 효과라면
러시아에 대한 호감도 하락! (...)
아래 링크는 현장에서 열심히 싸워주셨던 분의 생생한 전투 기록이다.
http://aif.cafe24.com/tt/328
안녕하세요 :) 알렙입니다 처음 와봐요
열심히 싸우다니 과찬의 말씀입니다 ㅎㅎ 나 머했지..
음 아하 그런 방법이었군요 그 녀석들;; 얕보였던 것도 문제라면 문제였군요 ㅠ
우리도 데드스타 만들면 되죠 뭐 ㅋㅋ
어이쿠.. 어서오세요. ^^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ㅎㅎ
사실 이브의 세계에서는 한 순간도 주의를 놓치면 안되는데 저희 잘못이 크죠 뭐.
다음에는 데스스타!!
아니 이럴수가, 시하야님 이브 하고 계셨네요?;
아무생각없이 트랙백 타고 왔다가 움찔..
아, 아무튼 오랜만입니다. 반가워요!
움찔. (...)
이... 이런 식으로 만나다니..
저번에 코랸창에서 아는 놈(..) 만난 이후로 또 한번 놀라움이로군요 ;;
잘 지내시요? 반갑습니다~~ ^^/